[제주에 사는 사람들] 방랑부부의 방랑 하우스

나우제주
  • 조회수:191
  • | 2018/01/26 12:45





제주도가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새로 맞췄다며 명찰을 보여준다. 궁녀 지니? 그녀의 재치에 웃지 않을 수 없다. 
전직 현대모비스의 실업팀 양궁선수였던 손혜진, 176cm 키, 아주 상냥하고 예쁘장한 얼굴에 아우라를 뿜어낸다. 
양궁선수를 그만두고, 전세금을 빼고, 차를 팔고, 가지고 있던 모든 걸 현금으로 바꿔서 여행을 떠났다. 프로그래머였던 남편도 사직서를 내고 동행한다.
자전거를 타고 2년여간 세계를 돌아다닌다. 그렇게 다시 한국으로 와서 자리를 잡은 것이 제주도였다. 
말이 통하는 외국 같은 곳, 한국에서 가장 이국적인 곳. '제주도'가 어쩐지 맘에 들었다. 






삶에 대한 무한 애정

그녀가 TV에 나왔다. 잡지, 뉴스에도 나왔다. 
그녀는 이미 유명하다. 


(방랑부부 방송화면, 영상캡쳐 tvn)




행복을 찾아 2년간 자전거 세계여행을 한 '방랑 부부'의 이야기, ALC 블록 한 장 한 장 쌓아 직접 설계, 직접 지은 집 이야기, 자전거 여행자들을 위한 라이더 하우스였다가 지금은 셰어하우스인 '방랑하우스',
17년간 양궁선수로 살아가다가, 지금은 은퇴선수들을 위한 협동조합 '퍼니스포츠'를 만든 이야기다.




그녀의 삶은 변화무쌍한 제주도의 날씨마냥 종 잡을 수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큰 맥락이 짚어진다.  
'삶에 대한 무한 애정'




어제의 모습보다 늘 오늘이 더 빛나는 그녀

현재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이유가 뭐예요? 사명감 때문에? '방과 후 선생님', 학교의 '스포츠 교사'로 일하는 게 경제적으로나 더 나을 텐데 <퍼니스포츠>의 대표로 이렇게 일하는 거 힘들지 않아요?"

제일 돈 많이 받고, 제일 시간은 짧은 일을 하는 게 최고라고 우리끼리 말했던 적이 있었다. 효율적으로 짧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신나게 놀자고, 했었다. 우리는 '노가다'도 괜찮은 직업이라고 찬양하기도 했는데, 어떤 일을 도모하기에 앞서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꽤 의미있다는 결론도 내렸었다. 직업은 놀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임시방편의 수단처럼 여겼었다. 




그랬던 그녀는 지금 돈도 적고, 시간도 엄청 많이 할애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심지어 재밌어, 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뭔가 만들어내고, (직원들과, 남편, 방랑하우스 식구들과) 같이 고비고비를 넘길 때마다 희열이 있어요. 엄청 힘든 것 같은데 뒤돌아보면 참 많이 와 있어요. 평범한 즐거움을 선택하지 않은 거죠. 뭔가 해봐야 고생을 한 대가가 어떤지 알고, 함께 했다는 게 더 즐거운 것 같아요. 대가가 크지 않아도 공감, 공유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녀는 고생스럽게 한 걸음씩 내딛고 함께 만들어가는 그 과정을 무척 즐기고 있었다. 영화 <국가대표>에 나오는 선수들을 보는 것처럼 뭉클하다.
그녀는 뼛속까지 운동선수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녀는 메달을 따겠다는 것도 아니고, 대체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은퇴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세상에, 사회에 나올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저는 여행을 가기 위해 운동을 그만뒀잖아요. 그런데 너무나 많은 후배나 선배들이 '어떻게 여행을 가게 되었는지' 정말 많이 물어보고, 부러워했어요.
운동선수들은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다 보니까, 직업 군인이 전역하면 세상 물정 잘 모르는 거랑 비슷해요. 은퇴하고 나면 뭘 해야 될지 몰라요. 메달리스트들은 사기를 많이 당한다잖아요. 생계가 급급한 사람들은 먹고살려고 아무거나 하는 거예요."

사회적으로 문제가 심각하구나 생각했던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보태어,
2017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으로 협동조합 <퍼니스포츠>를 설립하고 올해부터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활동을 한다. 




양궁은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운동장을 빌리거나 공간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각 단체들, 협회 등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인내가 필요했다. 양궁을 축구나 배드민턴과 같은 생활스포츠로 인식을 바꾸는 것만 해도 시간이 걸렸다. 장애물 경기가 따로 없다. 그렇게 내부적, 외부적 갈등을 헤쳐 나가며 지금은 제주도 노형동에 실내양궁 센터를 열어 상시적으로 양궁을 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하였다.




보이는 것을 신경쓰고 싶지 않다.
"작은 기업의 대표이기 때문에, 나만의 색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사회생활할 때, 도드라져 보이는 게 좋은 게 아니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런 걸 신경 쓰고 싶지 않았어요.
 육지는 많아요. 경쟁자도 많고요. 제주도는 블루오션 이예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은 안한 것 같아요. 적당히 벌고 시간이 많은 게 좋은 거지, 돈이야 많으면 좋죠. 적당히 벌 수 있는 게 중요한 거죠."




적당히 벌기에 괜찮다

지금도 <퍼니스포츠>는 격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적당히 벌려는 노력 중의 하나이다.
'작은 욕심'에서 시작된 일들은 나중에 꼭 '큰 탈'을 내곤 한다. ‘적당히’라는 말, 그 균형 잡힌 삶을 살아내는 게 얼마나 연습이 필요하던가. 
그녀의 말대로 “적당히 벌기에 제주도는 괜찮다.”


그녀에게 구체적인 다음 행보를 물었다. "승마나 클라이밍 중 협업하려고요.
우리가 다 하는 게 아니라, 협업해서 같이 만들어 나가려고요. 플랜비스포츠와 이미 은퇴선수 교육을 같이 하고 있고요. 고산리 선사유적지에서 화살촉이 나왔대요. 의미도 있고 해서 마을기업과 서바이벌 양궁장을 만들려고 얘기 중이에요. "





그녀는 자신이 잘 하는 것과 못 하는 것, 혼자 할 수 없는 영역과 같이 이루었을 때의 희열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짚어내고 인정하는 사람은 훨씬 더 멀리 크게 원을 그릴 수 있다.‘나’와 ‘우리’의 꿈을 키워나가는 매력적이고 영리한 사람, <궁녀 지니>의 다음 명찰이 궁금해진다.




협동조합 퍼니 스포츠


전화: 010-2526-1040, 064-747-1440 | 팩스 : 064-749-1440 
주소: 본사(제주시 한림읍 드르밧길 162 201호) 퍼니양궁센터(제주시 노형동 수덕5길7 3층)


<퍼니양궁센터 이용요금>
체험가격 
10발 5,000원 / 30발 12,000원 / 1시간 25,000원 
개인전 1게임(6발*3and) 10,000원 (1인)
월 이용권
1개월 이용권 200,000원 / 3개월 이용권 500,000원
안전교육 + 기본양궁교육 + 오픈시간내 무제한 이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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